택견배틀을 보고 감상...

飛流 조현웅 | 2004-07-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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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에서 택견배틀 동영상을 봤다. 멋진 택견꾼들이 서로 웃으며
승부를 겨루는 방법은...정말 멋지다. 강하고 뭐고가 아닌 그런
승부의 상황에서도 웃음을 지으며 농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
말 우리 민족만의 특유의 풍류가 아닐가 싶다. 라데 시합의 절
도있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만 그것보다는 지고도 피식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모습.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는 잘 모르겠다만 좋은 기량들과 매너들
로 택견의 이미지에 크게 상승한 것 같다.

보면서 느낀 것은...택견은 확실히 유술이라는 것이다. 다른
타격계 무술처럼 팍팍 차고 하는 그런 것이 아닌...잡기가 위
주가 되는...그 잡기 유술을 보다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발질
이 들어가는 것 같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뚝심을 많이 강조해 왔다. 그 뚝심을
이용하기 좋은 유술기에 유술을 완벽하게 넣기 위해 견제하
는 여러 현란한 발질들은 그것을 위한 보조같다. 백기신통
비각술이라는 말처럼 발을 잘차는 것이 택견은 택견이지만...
역시 결정기는...잡고 넘어뜨리는 기술들이었다......

그 방법도 아이기도나 합기도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뚝심을 보다 많이 활용하기 위해 상대의 중심을 허무는 발질
들을 이용하는 모습......

확실히 그렇다면...택견에 대한 인식 자체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택견은 고문서에 분명히 유술이라고 나와 있는데...
어째 또 백기신통 비각술인가...잘못하다가는 택견은 타격기
와 유술기가 종합된 동양최고의 무술이었다는 오컬트 주장까
지 나오게 생겼다;;

유술이면서 유술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가지 발차기가 발달
한 택견...그 이유는 경기규칙 자체가...-넘어뜨리거나-
-상대의 얼굴을 발로 정확하게 차는 것- 이라는 두가지 규
칙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넘어뜨리기만 한다
면 택견은 무작정 접근해 쓰러뜨리는 유도가 되었을 것이고
발로 차는 것이면 태권도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발
로 차는 부위는 다리와 얼굴로 제한해 부상의 위험을 줄이
는 한편 얼굴을 차기 위해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다양한 발
질들이 개발되었고 또한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려 넘어뜨리기
위해 많은 아랫발질들이 생겨난 것이다. 또 아랫발질을 견제
하고 또한 어떤 발질이 나갈지를 속이기 위해 품밟기가 중
요시 되었다.

어느 한쪽만의 경기였다면 택견이 이렇게 발달한 무예가 되
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의 어느 무술을 봐도 택견만큼 다양한
아랫발질은 없다.

서로를 아끼고 즐겁게 경기를 하려는 마음에서 탄생한 택견...
어쩌면 택견은 손으로 치고받는 수박과 무작정 덩치가 큰 사
람에게 유리한 씨름 두가지를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놀이였는지도 모른다. 또 그런 택견의
모습에서 한바탕 신명나게 즐기는 판을 벌이던 우리 조상의
호혜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택견을 좋아하고 수련한다...^-^

앞으로도 우리의 좋은 무예인 택견이 사람들에게 더욱더 다가
갔으면 좋겠다...택견배틀이 많이 성행하기를 빌며...^-^

글쎼요.
타격기와 유술기가 종합된 최강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수련하기 나름아닐까요..토대는 깔려있으니.[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