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조선일보 택견배틀 소개]인사동… 박진감 넘치는 택견배틀 인기

admin | 2004-09-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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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박진감 넘치는 택견배틀 인기주말 차 없는 거리 인사동인사문화마당, 일요일 오후만 되면 발디딜 틈 없어글=김미리기자 “아저씨, 저 별 모양 가질래요~.” 엄마 손 붙잡고 나온 아이들이 까치발로 리어카에 달라붙어 아저씨의 손끝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하얀 설탕이 캐러멜처럼 녹더니 눈 깜짝할 사이 납작한 별과 꽃으로 변신한다. “얘들아, 이게 ‘뽑기’라는 거야. 엄마 어렸을 때도 많이 했어. 어때 재미있지?” 지난주 일요일 인사동 풍경 한 점이다. 주말인 토·일요일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되면서 인사동이 가족들의 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했다. 길거리 예술가들의 문화 행사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를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널려 있다. 휴일 인사동 속으로 들어가보자.
▲ “까라, 까.”마주선 선수들이 멋진 춤사위 같은 발차기를 보여주면 객석에선 일제히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한국의 전통 무예인 결련택견은 주말 인사동의 최고‘인기 품목’이다.
“까라 까!” 일요일 오후 6시 인사동 입구에 있는 인사문화마당을 찾으면 구경꾼들이 이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까? 뭘 까란 말이지?” 호기심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하나둘 기웃거리기 시작하면 어느새 문화마당은 발디딜 틈 없이 꽉 찬다.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은 우리 토종 무예인 택견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택견배틀(www.tkbat tle.com)’. ‘까라’라는 구호는 경기가 늘어졌을 때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 관중들이 외치는 순우리말 응원 구호다. 인사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택견배틀은 구한말까지 서울에서 마을 대항으로 펼쳐진 택견 시합인 ‘결련택견’을 그대로 보존 계승한 것. 결련택견은 일제시대 때 마을의 단결을 도모해 저항 수단이 된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아 절멸 위기까지 갔으나 조선의 마지막 택견꾼 고 송덕기(1893~1987·초대 택견 인간문화재)옹에 의해 그 명맥이 내려져 왔다. 택견은 1983년 사단법인 결련택견협회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일반인에게 전파됐고, 지난 5월부터 ‘택견배틀’이라는 현대적인 이름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인사문화마당에서 열린다. 현재 택견배틀에는 대학 동아리와 일반 수련생 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16개 팀이 참여해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4개 팀으로 나뉘어 매주 토너먼트 경기를 펼치고 있다. 10월 말에는 최종 승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결련택견은 한 번 봐도 쉽게 경기 규칙을 따라잡을 수 있고, 무대와 관중석의 경계가 없는 우리 전통 문화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시작한 지 네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기마다 관중들이 넘쳐난다. 최근 들어 입소문이 퍼지면서 경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인사동을 찾는 팬들도 늘고 있다. ‘발따귀(발로 상대의 얼굴을 때리는 기술)’, ‘ 딴죽걸기(상대를 넘어뜨리는 기술)’ 등 묘기에 가까운 화려한 기술도 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일석이조. 덩실덩실 춤추다 어느 순간 날아올라 상대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입이 쩍쩍 벌어진다. 순우리말로 된 낯선 구호들을 익히는 것도 재미. ‘물렀거라(선수들이 서로를 잡고 있을 때 떼어놓는 말)’, ‘섰거라(상대 선수를 부르는 소리)’, ‘얼씨구!(멋진 기술에 대한 환호성)’, ‘본때뵈기(선수들이 입장하면서 상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기량을 선보이는 것)’ 등 재미난 구호를 함께 외치다보면 택견 문외한들도 어느새 매력 속으로 빠져든다. 택견배틀을 관람하려면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인사동 인사문화마당으로 가면 된다. 입장료는 무료. 비가 오면 연기되니 미리 확인하고 집을 나서길. ■택견배틀, 이렇게 해요 -각각 5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1:1로 시합. -이긴 사람은 상대편 다음 선수와 계속 싸우고, 상대팀에서 더 이상 싸울 상대가 없으면 승리.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발로 얼굴을 정확히 가격하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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